너무나 당연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몇 가지 사실들

   - '술똥녀' 사건은 '개똥녀'와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다.

 

 

 1. 알몸 사진 촬영,그리고 인터넷 유포는 명백한 불법이고, 사회적 살인이다.

 

 사람의 생명은 반드시 심장 만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 동물인 사람에게 '명예'는 그 어떤 요소보다도 중요한 '생명'이다.

 

 알몸 사진을,

 그것도 여성의 알몸 사진을,

 그것도 얼굴이 보이는 여성의 알몸 사진을,

 여러 사람들에게 공개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명백한 '사회적 살인'이다.

 

 사건의 전후가 어찌되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정신나간 새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분명하게 실정법을 위반했으며, 선진 조국 창조를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서 콩밥을 멕여야 한다.

 

 

 2. 사진을 달라고 애쓰는 그들, 그들은 살인행위의 방조자이자 공범자들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여기까지는 '어떤 미친 양아치 새끼'의 '살인 범죄'이고, 그 새끼 잡아서 콩밥 먹이면 해결될 지 모른다.

 

 그러나, 정말 '개티즌들'이란 소리가 나오게 되는 지점은 바로 여기서부터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술똥녀 사진 어디 가면 구할 수 있나요?' 라는 식의 덧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친절하게 어디 가면 볼 수 있다는 내용도 올라온다.

 

 지금 당신들은 '미친 양아치 새끼'의 '살인 범죄'를 친절하게 돕고 있는 것이다.

 당신들 또한 살인의 공범자들이다.

 

 

 3.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다. 진정 당신들이 비난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대부분의 성범죄들이 그렇지만,

 지금 '개티즌'들은 가해자를 비난하기보다 피해자를 비난하는 데 더 앞장서고 있다.

 

 '그러게 여자애가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왜 마셔'

 '나이트에서 남자 만나서 같이 자는 애들이 그렇고 그렇지 뭘'

 '남자 황당했겠다. 얼마나 황당했으면 사진 찍어서 돌릴 생각을 했을까'

 '당해도 싸지'

 

 그녀가 도대체 얼마나 죽을 죄를 지었는가.

 명백한 범죄 행위 앞에서도 가해자에 앞서 자신이 비난받아야 할 정도의 죄란 말인가.

 

 백 번 양보해서… 솟아오르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사진을 찾아 본 것까지는 좋다 치자.

 그렇다면, 적어도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라.

 봐서는 안 될 그녀의 모습을 그만 보아 버린 자신을 저주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피해자를 비난하기라도 하라.

 

 지금 뭐하는 짓인가? 당신들은 지금 그녀를 두 번 죽이고 있다.

 

 

 4. 그녀에겐 잘못이 없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신 게 잘못인가? 그래서 똥을 싼 게 그리도 큰 잘못인가?

 

 술 취해서 몸을 못 가누는 사람을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본다.

 그 상태에서 온갖 추태를 부리는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종종 본다.

 

 또한 우리 모두는 그런 경험을 한 번 이상은 갖고 있다.

 누구나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될 수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길바닥에서 노숙을 청하고 있을 수도 있고 전혀 모르는 이성의 품에 안겨 있을 수도 있으며, 노상방뇨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다가 흠씬 얻어맞을 수도 있다.

 

 그것들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술에 취해 일어난 행동이라도, 실정법을 어겼다면 그에 따라 처벌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단지 '인사불성'이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인사불성'인 그 사람의 사진을 찍어서 여러 사람들이 돌려볼 권리는 없다는 것이다.

 더더군다나 발가벗긴 채로, 얼굴이 드러나게, 그리고 친절하게 주민등록증까지 찍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할 권리는 더더군다나 없다는 것이다.


 

 5. 그녀의 행실을 욕하는 자들, 그들은 얼마나 떳떳한가?

 

 나이트에서 만난 외간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ㄱㄹ'

 그런 년은 이런 꼴을 당해도 싸다는 식의 반응도 종종 발견된다.

 

 '나이트에서 만난 외간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여자'가 그들의 표현대로 'ㄱㄹ'이고 그런 꼴을 당해도 싸다면

 '나이트에서 만난 외간 여자랑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남자'는 어떻게 되나? 그들도 'ㄱㄹ'이고 그런 꼴을 당해도 싼가?

 

 애인이 있어도, 마누라가 있어도 몇 만원씩의 돈으로 얼마든지 성을 구매하여 합법적으로 바람을 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ㄱㄹ' 운운하는가?

 

 남자에게 '원나잇 스탠드'는 권리이고 여자에게는 '알몸 사진을 찍어서 돌려도 아무 상관없는' 중범죄라도 된다는 건가?

 

 

 6. '술똥녀' 사건은 '개똥녀'와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다.

 

 '개똥녀' 사건과 이번 사건은 차원이 다르다.

 

 물론 네티즌들의 마녀 사냥식 여론몰이는 필요 이상이었고, '개똥녀' 역시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은 점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개똥녀' 역시 피해자의 위치에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개똥녀'에게는 명백한 잘못이 있었고,

 방법의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있겠으나, 사진을 찍은 이에게는-그리고 각종 덧글로서 '개똥녀'를 비난한 많은 네티즌들에게는 '잘못'을 고발하기 위한 '동기의 순수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그녀는 명백한 '피해자'다.

 그녀는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며,

 그런 그녀를-그것도 벌거벗은 채로 사진을 찍은 행위는 명백하게 불법이다.

 

 게다가 친절하게 주민등록증까지 찍다니…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인터넷 상에서 수많은 여자들을 죽여왔다.

 오양… 백양…

 

 이제 '개티즌'들은 또 한 명의 여성을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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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1 :

 

 오늘 내 MSN 대화명은
'개티즌들'

 

 인터넷을 매개체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네티즌이 내 밥벌이의 원천이고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하겠지만

 

 이런 일들이 생길 때마다 가끔씩 회의가 들고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다.

 

'개티즌들'

 

덧붙임 2 :

 

 만에 하나. 이를 기사화 하는 기자가 있다면, 인간 취급 안 할 예정.

 그 매체는 찌라시.

Posted by dog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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