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가 우리동네를 지나가면 뭔가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팽배해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동네 집값 좀 오르겠지..' 에 가깝겠지요.
그러나, GTX는 일반 전철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김문수 후보가 열심히 강조하는 것이 이건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
도로와 달리, 철도는 단순히 '지나간다'는 이유만으로는 플러스가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상철도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정도죠. 오직 역 주변만이 플러스가 되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교통수단입니다.
GTX는 기본적으로 급행 전용으로 놓여지는 노선이기 때문에, 역은 최소한으로만 설치됩니다. 현재 나와있는 노선도를 보면 한 노선당 경기도에 2~3개, 서울 시내에 2~3개 정도 뿐입니다.
지하에 지어지기 때문에 추후에 중간역 설치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GTX가 지어진다고 해도 수혜를 받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말로는 동탄-수서 18분이라고 해도, 이는 동탄역 주변과 수서역 주변을 오갈 때만 해당되는 미사여구일 뿐입니다.
GTX역이 해당 지역의 상업중심지에 지어질 것이라는 점은 자명해보이고요. 동탄 주민 모두가 동탄역 주변에 사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주거지역은 상당히 떨어져 있을 것입니다.
결국.. 단순히 GTX가 우리 동네를 지나간다는 이유 만으로 나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는 조금 접어두는 것이 좋을 거란 얘깁니다.
GTX 관련하여 우리 동네에도 역을 설치해달라.. 뭐 이런 식의 요구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나 둘 역을 더 설치했다가는 비용은 비용대로 늘어나면서, 표정속도는 느려지기 때문에 '급행열차'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려가면서까지 추가역을 설치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어설픈 떡밥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역 출입 및 환승시간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대심도이니 그만큼 역 출입 및 환승시간은 길어질 겁니다. 각각 최소 10분은 소요된다고 봐야 합니다.
집에서 역까지, 또 목적지 인근 지하철역에서 최종목적지까지의 이동시간이야 기존 교통수단들도 마찬가지라고 치더라도... 최소한, [GTX역 진입시간 + GTX 이동시간 + 일반전철 환승시간 + 일반전철 이동시간] 등을 모두 고려해야, 적절한 비교가 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실제 동탄주민이 GTX를 이용하여 서울에 있는 자신의 직장을 다닌다고 할 때 이래저래 최소한 1시간은 걸릴 겁니다. 동탄-수서 18분이라는 구호는 GTX역까지의 이동시간 & 환승시간이 고려되지 않은 착시효과에 불과합니다.
광우병-촛불시위 때를 한 번 떠올려보자. 당신은 이 사건의 핵심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요한 것은 '정부가 검역 주권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뒤떨어지는 수입기준을 허용했다는 점'이다. 플러스 알파하자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정부가 밀어붙였다는 점'도 포함되겠다. 결코, '미국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이 걸리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 소고기가 안전하다'는 말을 되풀이했으며, 실제로 조중동을 비롯한 각종 보수 매체들은 소고기와 광우병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광우병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미국 소고기'를 다시 들고 나와, 의기양양하게도 반성을 요구한다. 그렇다고 해서 본질이 변한 건 아닌데도 말이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A 이슈를 B 이슈로 바꿔치기하는 전략. 이런 상황은 대개 A 이슈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쪽이 B라는 화두를 꺼냄으로써 발생한다.
이때, 비판자가 취해야 할 태도는 "B가 니 말이 맞다 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다. 그리고, 애시당초 B이슈에 대해서는 진위여부를 왈가왈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순간 욱하는 마음에 B이슈에 대해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이미 게임오버인 거다.
B이슈를 꺼낸 당사자는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싸움을 걸기 마련.
B이슈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하면, 이미 A이슈는 논외가 되어버리고, B가 본질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온다. 결국 B이슈에서 밀린 상대방은 바보같이 A이슈에 대해서도 의제를 선점하지 못하고 밀려버리는 것이다.
2. 북한의 짓임을 믿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천안함의 공격이 북한제 어뢰에 의한 버블제트 공격이었다." 그 증거는 유성매직펜으로 씌여진 '1번'이라는 글씨. --;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되는 증거임에 분명하다. 트위터나 블로고스피어를 보고 있노라면, 북한의 어뢰공격은 말도 안 되는 날조극이고, 현명한 국민들은 이를 믿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미 현실은 시궁창이다. 북한 어뢰공격에 대해 아무리 부정해본들... 이미 현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지 않다. 북한의 어뢰 공격은 기정사실화되었고, 전쟁이라도 치를 태세다. 여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옹호하는 야당'이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같은 말만 되풀이 할 건가?
3. 현실에 근거해 행동하라
천안함 사건은 여권에 불리한 이슈였다. 그런데 지금 여권에 '호재'가 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차근차근히 따져보라.
북한의 어뢰 공격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북한의 어뢰 공격이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일이 이렇게 진행될 줄 몰랐다면 그건 철없는 거다.
애시당초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무능함이었지, '북한의 어뢰 공격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북한의 짓인지 아닌지를 얘기하는 것 자체부터가 그들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의 어뢰 공격이 기정사실화된 지금', 오히려 무능했던 정부가 더 당당해져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거다.
더 중요한 건 A인데, B로 치고빠진 저들의 전략에 넘어가 버렸던 거다.
그리고,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4. 우물에 빠지지 말라
지난 대선 때도 블로고스피어만 보고 있노라면 문국현이 당장이라도 대통령이 될 기세였지만 현실은 어떠했던가..
지금도 답답함을 느낀다. 고개를 들어 현실을 보자.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던 하루 종일... 네이버의 실급검 10위 안에는 '전쟁'이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트위터가, 블로고스피어가 어느새 그들만의 리그로, 우물로 전락하고 있는 건 아닐까?
더이상 본질이 아닌 이슈에 힘빼지 말라.
고개를 들어 현실을 보라.
내가 생각하는 진실과 다른 사실이라도...그것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면, 그에 맞춰 행동하라.
댓글을 달아 주세요